2008년 02월 02일
위대한 광대 성룡
성룡, 늙어가는 광대의 주름을 보다.
성룡은 이소룡과도 이연걸과도 동시대 인물이다. 이소룡은 정말 전설 속 영웅처럼 어느 날 영원히 사라져버렸고, 이연걸은 90년대 홍콩의 그림자를 지워 낸 채, '황비홍'이라는 대륙의 영웅으로 스크린에 섰다. 성룡은 아직까지 살아서 늙어가는 모습을 영화에 담고 있으며, 여전히 잘 얻어터지고 농담따먹기나 하는 소시민일 뿐이다. 이소룡을 생생히 기억하는 아버지도, 이연걸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영웅을 보았던 나도, 같이 성룡을 보며 낄낄대며 웃었다. 성룡은 그렇게 우리 모두를 이어주며 함께 살아 온 이웃과도 같다.
'드래곤 볼'에 대해 말 많던 시기, 만화가 이충호 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1억부가 팔렸다. 1억명이 보고 한번씩 웃었다. 설령 드래곤볼이 아무런 교훈적 의미나 거창한 예술성 따위가 없다 하더라도, 1억명을 웃겼다면, 그것만으로 굉장한 일 아니겠냐."
하물며 성룡의 웃음은 지극히 건강하기까지 하다. 그의 액션은 정직하다. 속임수 없이 온 몸으로 부딛치고 깨지면서 만들어가는 액션이다. 물론 그의 운동능력은 굉장한 것이지만, 의자, 사다리, 방석 등 주변의 친숙한 집구들을 이용한 움직임은 또한 무술인의 카리스마를 지워내는 대신 귀엽다는 느낌마저 든다.
더욱이 영화 속 성룡의 액션은 대체로 남을 두들겨 패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주로 남의 주먹질을 아주아주 '간신히' 막아내는 데에서 빛을 발한다. 주먹질을 해도 안쓰럽기 짝이 없는 사람, 멋있어 보이기보다는 귀여워 보이는 사람. 그 안쓰러움은 성룡이 얼마나 저 액션 장면을 성취하기 위해 몸이 으깨지는 고통을 감내했는지 알기에 드는 것이고, 귀여워 보이는 건 그의 액션에 남을 지배하겠다는 욕망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물론 소시민이란 남을 지배하기는켜녕 하루하루 자기 살기도 바쁜 몸 아니던가. 성룡은 그 소시민들의 마음 속 심연에 있는 지배욕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대신, 오히려 온 몸을 던져 그 소시민 자체를 연기한다. 그 중에서도 그래도 역시나, 착하고 우직한 보통 사람들.
그러니까 영화 속 늙어가는 성룡의 모습을 보는 건 안쓰러울지언정 어색하지는 않다. 그는 영웅이 아니라 '운동을 조금 더 잘 하는' 자연인일 뿐이니까. 더 이상 우람한 근육을 과시하며 총을 난사하지 못하는 실베스타 스텔론을 영화에서 기대하는 건 어렵지만, 성룡만큼은 어쩌면 늙어서 조연이라도 '왕년에 한가락 했던', 하지만 지금은 그저 능글맞고 허풍쟁이일 뿐인 동네 할아버지 역을 연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출세작인 취권에서 '스승' 역할과도 같은 역 말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또 재밌어지지 않을까.
대체 이럴 수 있는 배우가 또 누가 있을까. 중국에도 없고, 헐리우드에도 없고,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성룡 뿐이다.
그런 성룡은 정말로 위대한 배우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성룡이 연기하는 그저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하면서도 낙천성을 잃지 않는 우리 삶 자체가 위대해진다.
영웅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진짜 영웅인지도 모르겠다.
성룡은 이소룡과도 이연걸과도 동시대 인물이다. 이소룡은 정말 전설 속 영웅처럼 어느 날 영원히 사라져버렸고, 이연걸은 90년대 홍콩의 그림자를 지워 낸 채, '황비홍'이라는 대륙의 영웅으로 스크린에 섰다. 성룡은 아직까지 살아서 늙어가는 모습을 영화에 담고 있으며, 여전히 잘 얻어터지고 농담따먹기나 하는 소시민일 뿐이다. 이소룡을 생생히 기억하는 아버지도, 이연걸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영웅을 보았던 나도, 같이 성룡을 보며 낄낄대며 웃었다. 성룡은 그렇게 우리 모두를 이어주며 함께 살아 온 이웃과도 같다.
'드래곤 볼'에 대해 말 많던 시기, 만화가 이충호 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1억부가 팔렸다. 1억명이 보고 한번씩 웃었다. 설령 드래곤볼이 아무런 교훈적 의미나 거창한 예술성 따위가 없다 하더라도, 1억명을 웃겼다면, 그것만으로 굉장한 일 아니겠냐."
하물며 성룡의 웃음은 지극히 건강하기까지 하다. 그의 액션은 정직하다. 속임수 없이 온 몸으로 부딛치고 깨지면서 만들어가는 액션이다. 물론 그의 운동능력은 굉장한 것이지만, 의자, 사다리, 방석 등 주변의 친숙한 집구들을 이용한 움직임은 또한 무술인의 카리스마를 지워내는 대신 귀엽다는 느낌마저 든다.
더욱이 영화 속 성룡의 액션은 대체로 남을 두들겨 패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주로 남의 주먹질을 아주아주 '간신히' 막아내는 데에서 빛을 발한다. 주먹질을 해도 안쓰럽기 짝이 없는 사람, 멋있어 보이기보다는 귀여워 보이는 사람. 그 안쓰러움은 성룡이 얼마나 저 액션 장면을 성취하기 위해 몸이 으깨지는 고통을 감내했는지 알기에 드는 것이고, 귀여워 보이는 건 그의 액션에 남을 지배하겠다는 욕망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물론 소시민이란 남을 지배하기는켜녕 하루하루 자기 살기도 바쁜 몸 아니던가. 성룡은 그 소시민들의 마음 속 심연에 있는 지배욕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대신, 오히려 온 몸을 던져 그 소시민 자체를 연기한다. 그 중에서도 그래도 역시나, 착하고 우직한 보통 사람들.
그러니까 영화 속 늙어가는 성룡의 모습을 보는 건 안쓰러울지언정 어색하지는 않다. 그는 영웅이 아니라 '운동을 조금 더 잘 하는' 자연인일 뿐이니까. 더 이상 우람한 근육을 과시하며 총을 난사하지 못하는 실베스타 스텔론을 영화에서 기대하는 건 어렵지만, 성룡만큼은 어쩌면 늙어서 조연이라도 '왕년에 한가락 했던', 하지만 지금은 그저 능글맞고 허풍쟁이일 뿐인 동네 할아버지 역을 연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출세작인 취권에서 '스승' 역할과도 같은 역 말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또 재밌어지지 않을까.
대체 이럴 수 있는 배우가 또 누가 있을까. 중국에도 없고, 헐리우드에도 없고,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성룡 뿐이다.
그런 성룡은 정말로 위대한 배우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성룡이 연기하는 그저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하면서도 낙천성을 잃지 않는 우리 삶 자체가 위대해진다.
영웅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진짜 영웅인지도 모르겠다.
# by 은하 | 2008/02/02 10:47 | 발견 | 트랙백 | 덧글(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