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04일
장래희망
꿈을 이룰수록
모든 것이 그저 현실화되어 빛을 잃어간다.
꿈을 보여주는 일임에도 얄궂다.
만화 NANA'의 한 구절이 마음 깊숙히 꽂혀서 한 달째 잊혀지지가 않아, 다이어리에 쓰고, 게시판에도 쓰고, 여기에다 지겹게 한 번 더 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 녀석이 자기 싸이 프로필로 긁어간 걸 보면, 녀석도 어지간히 공감이 되나보다. 하기사, 우리 나이 때 이 문제로 고민하지 않은 녀석이 또 어디있을까. 이래서 친구란 느낌이 좋다. 부모님이나 자식은 결코 아무리 친밀해도 제공할 수 없는 '인생의 같은 단계를 동시에 밟고 있다는 동질감'.
그러고보면 어린시절 지나치게 너무 '직업교육'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인문계 고등학교인데 새삼 무슨 직업교육인가. 그렇지만 어릴 때 '장래희망'이라고 하면 무조건 직업을 말하는 줄 알았고, 항상 미래의 자기 모습은 '직업'으로서만 상상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의 자신을 위해 만들어가는 교육은 결국 직업교육이 아니고 뭘까.
하지만 직업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닿아 올 수록, 직업이 인간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생활패턴과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커다란 요소중 하나는 분명하지만,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전부는 아니며, 행복의 측면으로 따지고 보면 더더욱 아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언젠가 이뤄나갈 꿈이 아니라 지켜야 하는 현실이 되면 빛을 바래 언제나 즐거울 수 만은 없는 법. 거기에도 분명 의미는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안식을 주는 건 차라리 인간관계. 취미, 누구와 함께 하나. 혹은 종교. 결국 이런 문제는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되니만큼, 장래희망이라는 질문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떤 사람들이랑 사귀는 사람이 될 거냐고.
Annis 님이 예~~~전에 남긴 덧글이 인제 이해가 가는 걸.
# by 은하 | 2008/02/04 12:58 | 생각 | 트랙백 | 덧글(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