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나라도 없다 - 학교자율화방안을 규탄한다.

우석훈이 줄기차게 부르짖는 '사교육 철폐'가 묘한 방향으로 실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아예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이 바로 그러한데,0교시 및 방과 후 활동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학교 재량에 맡기며 학원과 학교가 연계해서 방과 후 위탁지도를 맡기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그 이전 정부가 근본적 대안이 아닌 입시정책만을 손질한 데 비해, 이 정부는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화끈하게 배틀로얄을 공인하고 나섰다. 최장집 교수 한 방 먹으셨겠다.

실제로 전국 곳곳에서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는 중학교가 늘고 있다. 한참 성장기인 학생들을 10시까지 강제로 학교에 붙잡아두는 데에 대한 비판이 당연히 대두되겠지만, 어차피 요즘 학생들 야자 안 해 봤자 "학원에서" (학부모의 동의 하에) 10시, 혹은 그 이후까지 붙잡혀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찍 끝나도 어차피 자율적 공부나 취미활동, 스포츠 활동 안 하는거, 아예 다 같이 학교에 가둬버리면 차라리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만은 덜 수 있다는 의견도 나름 설득력있다. 한국적 현실에서는 학교에서 우등반에 들어가기 위한 방과 후의 후 과외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지만, 정말로 사교육비를 잡더라도 이것은 크나큰 문제다. 교육이 곧 입시임이 제도적으로, 정책적으로, 그리고 마지막 보루인 이념적으로까지 정착되는 것이다. 최후의 보루를 함락당한다면 미래의 전망은 없다.

철수는 열등반, 영희는 우등반,., 초중고 우열반 허용에 방과후 학원 위탁까지 허용 - 국민
공교육무한경쟁...학교,학생 양극화 우려 - 경향
사람잡는조치, 학교가 24시간 학원 될 것 - 경향
자율성 대폭 확대, 서열화 부채질 팽팽 - 국민
일선학교 SKY반 생기나 - 아시아경제
학원천국 입시지옥 아이들의 운명은 - 오마이뉴스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이미 지금도 지옥에 시달리고 있다. 어차피 인생은 서열화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처럼 단 하나의 기준만으로 서열화되는 곳도 드물다. 이들은 이미 성적과 학교레벨을 통해 매겨지는 계서적 질서 속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며 안도 석인 우월감을 느끼는 경험을 감수성 풍부한 10대 때 반복하고 있다. 친구들과 뛰노는 경험,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경험, 자유로운 취미생활, 학원 숙제와 내신 평가가 아닌 좋아서 하는 운동과 독서의 기회를 잃어버린다. 대신에 우거운 책가방을 들고다니느라 척추건강이 위협당한다. 전국 수십만의 포중고생들이 시험기간이면 학원에서 주는 단 20분동안의 저녁시간 동안 편의점 "컵라면"으로 급하게 때우고 도로 수업들어간다. 이 쯤 되면 이건 인간다운 삶 차원의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

어차피 현실이 이렇거늘 아예 인정해버리고, 오히려 공교육에서 붙잡아버리면 차라리 사교육비만큼은 덜 들지도 모르겠다. 학원자율화 이전에 많은 국공립학교에서 선택하는 '야자'의 논리다. 그러나 사교육비는 왜곡된 한국 교육문제의 결과이지 본질이 결코 아니다. 한국 교육은 교육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는 켜녕, 현재의 인간다운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데 크나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막대한 사교육비는 그 인간다운 삶의 일부 중 하나일 뿐이다. 이를 해결하려고 최소한 노력하지는 못할망정, 노력할 필요조차 없다고 선언해버리는 것이 학교자율화조치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정글이니 정글 내에서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겠다는 논리는 그 실효성도 의문이거니와, 정글이 아닌 다른 미래를 상상할 자유조차 빼앗아간다는 점에서 가장 최악이다.

사교육이건 공교육이건 그 둘이 구분 안 가는 신세계이건, 한국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지독한 경쟁의 일상을 수긍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나중에 어른이 된 이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10대 청소년기의 인간다운 삶을 희생,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해서 얻어지는 인간다운 삶이란 진정성이 있을리 없고, 또 다시 자신의 자식세대들이 겪는 배틀로얄이 진행되면서, 가족의 불안과 공포는 지속될 따름이다. 이 모든 사슬을 끊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너무도 자명한 진리.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벌체제타파 없이 입시지옥 해결은 불가능하다. 복지의 불안과 노동시장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학벌체제는 영원히 타파되지 않는다. 굳이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열심히 살면 누구나 먹고 살 만한 사회가 나와야만 한다. 문제는 이러한 노동-복지-교육의 삼각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지금 당장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서 추진해나가더라도, 현재 입시지옥을 겪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대학생이나 되어야 실현을 볼까말까한 계획이기에, 적어도 이들 세대만큼은 끝내 학원에서 밤을 보내는 10대시절을 보내야만 할 것이다. 현실의 모습은 사실 과거의 정책이 만들어놓은 유산이니까. 다만 앞으로 한국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갈 것인가에 대한 희망은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의 정부는 아예 입시지옥 해결 차원에서부터 손을 놓아버렸다. 비정규직 확대, 건보민영화 등의 조치와 더불어 노동-교육-복지가 모두 "없는 자"들을 과감하게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체 어떤 미래를 만들려고 그러는 것인가. 확실한 건 벌써부터 아이들이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늘의 모습은 어제의 정책이 만들어놓은 것이다. 오늘의 정책은 분명 미래의 모습을 좌우한다.
가뜩이나 현재의 학생들을 옥죄는 사슬을 풀어주지는 못할망정, 아직 걸음마나 하고 있을 미래세대의 운명을 승자독식경쟁으로 점철시킬 정책에 반대한다.

교육부는 당장 학교자율화 정책을 철회하라!


醉中眞談之敎育 (Azreal)



-덤 이야기-

현재 학교를 다니면서 주6일제-_-;; 학원강사로 일하다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이 나라 아이들의 지옥같은 현실을 매일같이 생생히 보고 있다. 단순히 보고있는게 아니라 나도 가담한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도대체 다른 것은 다 빼놓고 애들이 학원수업듣느라 시험대비기간 한달간 매일 저녁을 컵라면으로 때운다는 현실이 가당키나 한가. 단순 교육문제를 넘어서 이건 인권유린의 현장이다. 그런데 성적 뿐 아니라 맞벌이 가정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들을 이 현장으로 내몰아야 한다는 것도 비극중의 비극이다.


기왕 학원가에 침투해 있는 몸, 최대한 많은 걸 보고 들으려 하고 있다. 지금 보고 들은 게 이 현실의 고발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근데 이 포스팅이 들키면 안 되는데-_-;;

☆ 다소 건방지지만 쓸쓸해보이던 그 아이는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 20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저녁 식사 동안 이제는 그래도 친구들과 어울려 떡볶이를 먹고 방방에서 뛰다가 상기된 얼굴로 다시 들어온다. 오히려 보충수업을 하니까 저녁시간에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좋다는 서글픈 이야기를 서글픈줄도 모르고 한다. 그래도 서글픈 건 있다. 녀석은 꿈이 있다. 유독 과학을 좋아하기에 벌써부터 카이스트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이를 위해 7kg 이나 되는 가방을 매고 하루에 3군데 학원을 다닌다. 이소연 씨가 탄 우주선 발사를 보고 싶었지만 그 시간에도 어김없이 학원에 있었으며, 초딩 주제에 9시에 TV에서 하는 과학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어 하지만, 학원 수업이 늦게 끝나는 게 그 때는 싫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아이는 이 모든 힘든 생활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하는 절차로 여긴다는 것이다. 힘들 때마다 그것을 상기하고 자신을 다잡는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어릴 적부터 다른 것을 상상할 여유를 스스로 죽여간다. 그러지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우리 사회가 그토록 얘기했으니까. 아무리봐도 한국은 과학 꿈나무 하나를 지금 사장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 머리도 좋고 적극적인데다 활발하고 적당히 주책스러운 성격에 운동까지 잘 하는 녀석이 있다. 완전 엄마친구아들인 이 녀석은 학원 종합수업에 우등반까지 소화해내어 무한체력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그 아이를 보면서 나는 매우 불온한 생각을 한다. 저토록 똑똑한 녀석이 차라리 혼자서 공부하는 버릇을 길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아이 머리라면 충분히 혼자서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안 그래도 잘 할 아이를 학원이 이것저것 시키면서 어느 새 학원이 깔아놓은 레일 위에서 잘 하는 아이가 되어간다. 네가 너무 아깝다. 스스로 계획해보고, 스스로 반성해보는 기회. 더 똑똑한 아이가 될 수 있는데 학원이 틀에 가둔다. 그보다 이 아이도 친구를 사귀려면 어차피 학원에 다녀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그러하니까. 하지만 진심으로 빈다. 학원에서 내주는 것을 완벽하게 잘 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지 말라고. 고작 그 정도 그릇에 만족하지 말라고.

☆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이해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숙제는 열심히 해오지만 글을 꼼꼼이 못 읽어서 종종 틀리곤 한다. 그러나 그와 관계없이 난 이 아이가 좋다. 웃는 모습이 유난히 티없이 맑다. 이 아이는 동물을 좋아한다. 개, 고양이, 햄스터, 새..안 키워본 동물이 없다고. 수의사가 되면 어느 대학에 가야 하느냐고 묻다가 서울대라는 말이 나오니 "난 안되겠네"라고 겸연쩍게 웃는다. 하지만 그래도 동물 관련된 일은 뭐가 있나 궁금해한다. 어릴 적 동물과 함께 크는 아이는 생명을 사랑할 줄 알게 된다는 데 맞는 듯 하다. 나는 이 아이가 나중에 성적 때문에 우등반에 들지 못해서 자신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명을 사랑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아인데, 그걸 알아줄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적어도 꿈을 묻는 직업이 "어느 대학에 갈래?"라는 질문과 동일시되는 사회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래도 정말 무한경쟁만이 능사인가.

by 은하 | 2008/04/16 04:25 | 우리시대 | 트랙백(3) | 덧글(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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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攻殼毒舌臺 at 2008/04/16 12:43

제목 : 대학가기 위해 바보가 되어야 하는 현실
아이를 위한 나라도 없다 - 학교자율화방안을 규탄한다.나는 중학생일 때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이 이런 말을 들으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해 하겠지만, 사실이다. 중학교때 성적만 보자면, 나는 도피유학생이라고 봐도 전혀 문제가 없는 아이였다. 60명이 있는 학급에서 10등에서 15등 정도를 왔다갔다 했으니 말이다. 퍼센트로 따지면 18%~25% 정도를 왔다갔다 한 셈이다. 그정도 성적으로 계속 고등학교로 진학했다면, ......more

Tracked from 작은 세상 at 2008/04/16 16:48

제목 : 우리의 시대
아이를 위한 나라도 없다 - 학교자율화방안을 규탄한다. 저거 발표가 난 날이 마침 우리 팀 세미나 날이었다. 회사쪽 팀장이자 영업맨, 팀내 룸살롱 매니아들의 좌장 격인 아저씨가 얼굴이 발그레해서는 들어와 말한다. "이야 드디어 우리의 시대가 왔다는 것 아냐!" 내가 "저거 또 며칠 여론의 질타를 받다가 '오해입니다 으허허허!' 할지도 몰라염~" 했지만 호응은 없었다....more

Tracked from nice dream at 2008/04/16 23:50

제목 : 우리 아이들
아이를 위한 나라도 없다 - 학교자율화방안을 규탄한다.난 그냥 아이들이 지금 당장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대학 가고 나서 취직하고 나서 어른이 되고 나서 말고 지금 당장부터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행복할 수 있도록 그렇게 가르치고 그렇게 알아갔으면 좋겠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너는 행복하지 못할 것인가. 분명히, 그렇지 않을 수 있다....more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8/04/16 07:10
한국교육이 이대로 간다면 비겁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내 자식은 이민 가서 교육하고 싶네요....입시기계로 몰아가는 것을 '자율화'라고 포장하다니요...ㅡㅡ+
Commented by aLmin at 2008/04/16 07:13
이젠 도대체 '교육'이 무언지조차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Ludens at 2008/04/16 08:54
서열하고 살의까지 느끼게하는 교실 아직까지 방치하고 "원래 그랬으니 뭐어때"라는 발상 너무
무섭습니다. 정말 제 자식은 이민시켜서 공부시키고 싶습니다. 최소한 뛰어놀 기회는 많으니까요.
Commented by Recce at 2008/04/16 10:33
돈 많은 사람은 외국으로 보내고, 돈 없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 말을 들을만한 전문화 기계로 만드는거죠.;;
Commented by J H Lee at 2008/04/16 10:35
흐음... 근데 이건 비단 교육제도 자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교육부가 머리를 싸매봐야 답이 안나오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학벌주의가 만연해 있는 한국 사회입니다. 한국에 학벌주의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입시 제도가 어찌 바뀌든 공략법은 나타날 것이고, 그 공략법에 따라 교육이 돌아가게 됩니다.
Commented by 술과고기 at 2008/04/16 11:05
뉴스 들으면서 식겁했죠. 이건 뭐, 다 같이 유황불의 지옥으로 던져지는 기분이라니...
Commented by Azreal at 2008/04/16 12:17
시골 학교 이야기를 해볼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이외에 다른 교육은 받지 않습니다. 방과후 활동도 영어, 단소, 야구, 종이접기 등 다양한 활동을 실제로 합니다. 6학년 정도 되면 한 학생이 최소 한개 이상의 대회를 나갈 기회가 있습니다. 한 학년에 반이 하나밖에 없어서 6년간 같이 지내고, 모든 학년과 친하게 지냅니다. 유치원 다니는 동생이 6학년 언니 수업 끝날때까지 운동장에서 놀다가(3,4학년이 흔히 같이 놀아주죠.) 자기 언니 손잡고 집에 같이 들어갑니다. 마을은 작아서 학부형들끼리 형님 동생 하는 사이고 가끔 교사들와 술자리를 가지기도 합니다. 이상적이지 않나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는 대도시의 열배가 넘는 업무에 치여 학생을 돌볼 여유가 적고, 학생은 최소한의 경쟁도 없는 6년 속에서 학습 의욕을 아예 잃어버립니다.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는 새로운 계급 사회가 생깁니다. 방과후 학교를 할라치면 시골이라 강사들이 오지 않습니다. 당연히 교사가 또 해야하니 업무와 피로가 증가하고 아이들도 전문 강사의 제대로 준비된 방과후 활동을 받을 기회가 줄어듭니다.

이건 고스란히 학생에게 피해가 돌아갑니다. 학력 격차는 정말 훨씬 심각합니다. 특수 아동을 제외한 도시의 꼴찌 아동이 여기 온다면 그 아이는 우수하다는 소리 들으며 1등을 도맡아 할것입니다. 그렇게 떨어지는 이 아이들이 결국은 더 큰 사회인 읍내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 제대로 적응할지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 또 그렇게 벗어나봤자 결국 서울 등 대도시 아이들이 보기에 읍이나 면이나 리나 똑같이 촌것들이고 공부못하는 것들에 불과합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결국 다시 시골로 밀려오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계급이 고착화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Commented by Azreal at 2008/04/16 12:21
인간다운 삶이 뭔진 확실히 정의내릴 수 없겠지만, 정글고 이사장이 했던 말이 자꾸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자기는 전국 1등이니까 아주 그냥 대학 골라서 갈 수 있으니 별소릴 다하고 있는데 미치겠다."
Commented by 나에게 at 2008/04/16 12:28
한국 교육 문제의 근원은 대학서열체제에 있습니다. 지금처럼 학벌사회가 지속되는 한 그 어떤 교육적 처방도 무의미한 것이죠.

윗님 중에는 학벌체제가 없는 사회도 있느냐고 반문하시는데, 독일이나 프랑스, 핀란드 같은 서유럽 선진국에는 학벌이라는 게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그나마 두드러진 학벌사회라고 볼 수 있는데,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서울대가 누리는 독점적 권력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세상천지에 우리나라 만큼 학벌차별이 심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죠.

교육문제는 학벌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없이는 결코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6 12:50
핀투리키오, Almin, Ludens,Recce, 술과고기//정말 이민가고 싶다는 생각 할 거 같네요. 돈 있는 사람은 외국 보내고 돈 없는 사람은 그들의 말 들을 사람 만단다는게 확 와 닿네요.

나에게, J H Lee // 동감입니다. 한국에서 학벌주의 문제 해결 없이는 교육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고, 학벌체제 역시 단순한 대학서열화로만 보면 안 될 것입니다. 교육시장을 형성하는 노동시장이 이미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상태에다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형성에서 학벌타파는 잠꼬대에 불과하죠. "좋은 대학 나오지 않아도 자기가 열심히 살면 먹고 살 만한" 사회와 그런 사람을 존경해주는 문화가 필수적인데, 둘 다 전혀 되고 있지 않아요. 근본적으로 노동문제와 교육문제를 함께 수술하지 않으면 해법이 없는데, 아시다시피 노동문제와 교육문제의 동시 막장화라니. 일관성은 있네요. ㄱ-

Azreal // 언젠가 그런 고민도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당장의 명문대 진학만이 답인 교육현실에서 정말 의욕있고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사들은 "최필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꿈있는 교사들도 너무나 힘들 거 같은 요즘입니다.

정글고 이사장이 그 말 하기 전에 이 얘길 했었죠. "입시지옥 입시지옥 하는데, 입시체제는 여러분에게 엄청난 수준에 도달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남 놀 때보다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해서 옆 사람보다 더 잘하면 되는 거에요." 이 말이야말로 입시지옥이 왜 본질을 꿰뚫었는데, 네티즌들이 이사장 말에 "맞는 말이네" 하고 댓글다는 걸 보면서 이건 집단마취인가...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절대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옆사람보다 잘 해야 한다는 경쟁을 "누구나" 해야 하니까 이 지옥이 벌어지는 거 아닌가요. 과장을 조금 보태서 전국1등을 제외하고 모두를 패자로 만들어버리는 끝없는 상대평가.

당장 야자를 실시하는 일선 고교를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특히나 지방고교들 입장에서요.
하지만 교육부가 대놓고 이런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명백히 돌을 던져야 한다고 봐요. 당장 학벌체제를 극복할 중장기적 플랜을 만들어도 지금 초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되어야 효과를 볼까말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예 대놓고 이런 정책을 한다는 건, 미래세대까지 완전히 죽여놓겠다 이거죠.

현실은 사실 과거의 정책이 만들어놓은 것이기에, 현재의 정책이 만들어 갈 미래가 걱정입니다. ㅠㅜ



교육현실 모르네 어쩌고 하는 리플//지저분한 논쟁이 일어나서 삭제했습니다. 저는 아르바이트이지만 현재 단기학원강사입니다. 아마 이 일에 넌덜머리를 느껴 오래 못 버틸 거 같네요. 그러나 교육현실 모른다는 비판은 삼가주시기를. 적어도 정책에 학원들이 어떻게 대책을 세우는지도 알고 있으니까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6 12:59
어제 글쓰고 뭔가 부족함을 느꼈는데, 리플들의 도움으로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감사 :)
Commented by Air♪ at 2008/04/16 13:00
위의 Azreal님께서 적으신 글을 보니 약간 슬퍼지는군요. 아이들에게 지식과 학력의 발전은 경쟁의 도구로만 의의가 있는 것처럼 읽혀져서 말입니다. 경쟁상대가 없어서 학습 의욕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좀 아닌 듯 싶습니다. 지식의 습득을 자신의 발전과 향상으로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게끔 할 때 참다운 교육이 서는 게 아닐까 합니다만은….

확실히 학벌에 대한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현 교육체계는 입시 위주이고, 또한 그 입시라는 것은 학벌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6 13:24
Azreal님의 블로그를 오래 봐 왔고, 그래서 이제는 현장에 계신 Azreal님이 어떤 생각으로 글을 남겼는지 이해합니다. 아마 Air♪ 님이 걱정하시는 그런 문제는 아닐 거에요.^^

경쟁문제의 경우 학원애서 학생들을 봐도, 이 아이들 참 단순해서, 남과 비교가 될 때 의욕이 더 살아나고 또 재밌어합니다. 경쟁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경쟁 자체가 다변화 되어야 하고, 또 경쟁에서 밀려나는 게 인생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만 지니고 있어도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닐 거 같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그게 전혀 안 되니 문제이긴 하지만 ㅠ_-

전국 곳곳이 지옥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도시 중산층 이상의 아이들은 마음은 물론 몸의 건강도 해쳐가면서 학원에 다니고 있고, 도시빈민층 아이들은 극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방치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노출되어 있죠. 그런가 하면 시골 아이들은 최소한의 물적 인프라도 없어 또 다른 "밀려나오는 계층"을 형성하는 거 같네요. 이 지옥의 끝은 어디일까요.

학벌 문제의 근원 노동이 바뀌지 않으면 답이 없을 거 같습니다.ㅠㅡ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4/16 13:46
네. 요는 그런거죠.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미래가 너무 적어요. 슬픈 세상입니다.
Commented by 컴터다운 at 2008/04/16 14:09
대한민국의 교육은 절대 교육이 아닙니다. 이건 사육이지요 -_-
Commented by whisa at 2008/04/16 14:12
덤 이야기를 보니까 참 씁쓸하네요. 정말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될지...
Commented by Air♪ at 2008/04/16 14:30
Azreal님 글 잠시나마 오해한 거 죄송합니다. 제가 '경쟁'이라는 것에 대해 좀 안 좋은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다람쥐 쳇바키 돌 듯 애들만 뺑뺑이 시키는 대안만 내놓고 있으니 참 답답합니다.;
Commented by Azreal at 2008/04/16 14:48
Air♪//괜찮아요~저도 경쟁하면 신물이 났던 사람인데요 뭘. 그런데 이런 곳 와서 "A는 나보다 똑똑하니까 당연히 내가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고." "B는 나보다 똑똑하지 않으니까 내가 공부 안해도 나를 이길 수 없다." 라고 하는 애들을 보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요. 이제 졸업할 6학년 아이들이 저런 생각을 갖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니 걱정만 늡니다.;;
Commented by 이안 at 2008/04/16 15:53
가끔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학벌에 의한 차별과 학력에 의한 차별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은하님은 학력차별에 대한 글을 쓰신 듯 한데, 학벌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군요. 학벌은 "학교로 뭉친 파벌" 을 말합니다. 축구 감독이 바뀔때마다 지네학교 출신 선수 위주로 뽑았던 전례 같은 게 여기 속하는 거죠.

그리고 첨가하자면, 학벌차별은 상위권 대학 졸업생들은 오히려 덜하다는게 제 느낌입니다. 굳이 뭉치지 않아도 알아준다는 이유도 있겠고, 지네들끼리 경쟁심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죠. 그런데 중하위권 대학 졸업생들은 학력에 의한 차별이 마치 학벌차별인양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웬지는...뭐 생각해보시면 알겠죠.

학력차별이란 이런겁니다. 사장이 어느 대학을 나왔건 사원들은 서울대 연 고대 우선으로 뽑죠. 좀 웃기는 예를 들자면 고졸인 어머니도 사위감이 SKY라면 좋아 죽습니다. 이런게 학력차별이죠. 이게 불평등하냐구요? 글쎄, 불평등할지는 몰라도 불공평하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이유 있는 불평등이니까요. 물론, 그 이유란게 태어날 때부터 그 사람이 주어진 환경 때문에 극복하기 힘든 거라면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그런게 인생 아닙니까. 우리가 재벌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게 억울하다면 억울할 수도 있지만, 인생은 원래 불평등하니까요.
Commented by 이안 at 2008/04/16 16:00
그건 그렇고, 전두환때처럼 아예 사교육 금지령을 내려버리면 지금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뭐 지금에서야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어떤 사태가 초래될지 한번 생각해볼만 하지 않습니까?
Commented at 2008/04/16 16: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별밤 at 2008/04/16 16:43
교육 일선(특히 지역)에 계신 Azreal 님 글과 댓글과 은하님 글들을 죽 보며 느낀 건 도시고 농/어촌이고 간에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정치가고, 정책을 제출할 실무진이고 간에... 왜 항상 일선을 도외시할까요.

글 트랙백합니다. 왠지 답답한 기분이네요.
Commented by 스내치 at 2008/04/16 17:51
사회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한 교육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현재의 교육은 바로 "생존"이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인정받는 사회가 아니라 학업부진은 곧 생존의 위협과 직결되는 우리사회는 돈되는 대학 돈되는 학과를 졸업하지 못하면 곧바로 비정규직이라는 알고리즘이 이미 정착되어있습니다.

하루하루 힘들게 생활하시는 부모님들의 힘겨운 생활고와 함께 살아온 학생은 학업성적의 부진은 곧 죄악과 다름아니며, 하고 싶은 일따위는 사치에 불과합니다. 효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학생들은 그 효심의 발로는 오로지 "학업성적우수"로만 나타내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아이를 짖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나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어린시절부터 몸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사회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영원히 밝아지지 않을 겁니다.
Commented by 스내치 at 2008/04/16 17:57
교육의 커리큘럼이나 시험의 목적도 자기가 배운 것을 확인하고 좀 더 기억하게 해주는 기능보다는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체에 걸러내는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도 사회에서 그렇게 서열화된 인력들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문제라는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하게 되네요.
Commented by 카바론 at 2008/04/16 18:08
좀, 담아가고자 합니다 주인장님.
담아가는것을 허락해주십시오. (o_- )a...;;
Commented by 건담 at 2008/04/16 22:00
네이버블로거 악하오입니다
꼭 필요한것 같아서 퍼갈려고 합니다만
혹시 담아가는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삭제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한컷의낭만 at 2008/04/16 22:06
무진장 슬퍼집니다. 정말 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는 건지.. 한숨 팍팍 나오고 무진장 슬픕니다.
Commented by 까만새우 at 2008/04/16 23:11
저는 지금 중학생이예요. 중3. 내년에 고등학교 어디 갈 거냐는 질문을 받으면 1학년때부터 늘, 정말 가고싶어 해온 학교를 대답해왔는데 얼마 전에 엄마가 차분한 어조로 설득하시길─ (요약하자면) '그러면 취업 못 하고 백수되기 십상이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하긴 대학은 가야하는데 대학, 내신, 수능과 별개로 학교를 가려는거니까 역시 일반 인문계로 가야하나'하고, 반쯤 납득하고 고민하다가 놀랐어요. 원래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그 학교에서 제가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어서 가고 싶은데 그 이유만으로는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게. 미용고나 조리고 같은 실업계에 가까운 학교에 가려는 것도 아닌데 이런 상황에 처해서 슬퍼요.
Commented by noob at 2008/04/17 05:12
억울하면 학교가지말고 집 쳐가서 사교육쳐들어가면서 검정고시나 준비하지? 아니면 니들이 나가서 대통령을 탄핵해보든가. 그게 불가능할것같다싶으면 사회가 돌아가는데로 쳐 같이 돌든가. 나라가 어떻게 되든가 말든가 그렇게 억울하면 열심히 정치활동을 하던가.
Commented by 뱀  at 2008/04/17 07:36
정말 차라리 검정고시가 대안이겠다 싶기도 합니다. 근데 noob님 좀 배변 좀 그만하고 다니시죠. 어휴 냄새
Commented by jeff at 2008/04/17 16:03
고딩 때 저는 친구들 서명 모아서 주임선생님께 찾아가 우열반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적 있습니다. 공부 안하고 노는 아이들 때문에 제가 공부를 못하겠어서 말이죠 ^^:
공교육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우열반은 모든 사람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정책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수준과 욕구에 따른 개인의 선호를 충족시키는 측면에서는(일면 소비자 주권)에서는 일방적인 수평적인 평등으로 보입니다.
진중권님이나 권영길님은 특목고 등의 지정을 통한 엘리트교육이 실제로 높은 수준의 엘리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이건희 같은 분은 1%의 천재들이 수백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합니다. 후자의 입장은 기술개발과 같은 외부효과가 큰 지식산업에서 소수의 천재의 중요성을 잘 아는 분들이고, 전자의 분들은 좀 더 큰 일반대중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분들일 겁니다.
전 정책을 추진하는 분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이번 일들도 진행될 걸로 보입니다. 이명박 류의 시장주의자들에게 국민이라는 개념은 없고, (공공정책의)소비자와 (공공정책의)생산자 구도만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소비자의 수준별 욕구를 위한 맞춤형 교육 서비스,생산물을 제공한다는 논리로 접근할 겁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해괴한 점은, 이들이 합리적이고 투명한 시장주의자가 아니라 관제동원형 배금주의자라는 것이죠. 사실 지난 대선에서 저는 이명박 정권을 오해했습니다. 아마도 투명하지는 못해도 준시장주의자는 될 것이다. 그러면 소득 파이는 좀 커질 수도 있겠지. (오해 마시길, 전 이명박 정권에는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한데 완전 짬뽕이더군요. 개발정책기의 정책을 들고 나올 땐 아주 코미디가 따로 없더군요.
아무튼... 저는 우열반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저것이 공교육의 근본적인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으며 실제 현실적으로 저렇게 운영되고 있었고 저 또한 제 수준별 학업성취도를 위해 전교조 운동 때문에 한 달 이상 시위를 하는 학교에서 선생님 찾아가서 우열반 편성하게 해주세요 제발 공부하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했으니까요. (음... 저는 낮에 시위하고 밤에 공부했습니다만). 그리고 일방적으로 우열반 지지하는 것에도 반대합니다. 현실적으로 열반에 포함되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점수로 계량화되어 판단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습능력은 어떤 의지도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의지가 낮지는 않겠지요...

일반 사회라면, 기초반 중급반 고급반이 나뉘어져도 상관 없는데 공교육 내에서는 참 어렵군요...
어쨌든 과거에 우열반 하자고 졸랐던 찌질이가 긴 글 올립니다 ㅋ
Commented by 레니스 at 2008/04/17 18:15
외국 처럼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목이 줄어들고 전문화되는 건 어떨까요. 그럼 모든 사람이 모든 과목을 잘 해야 될 필요가 없으니 시달림도 사교육도 압박감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외국서 고등 대학 나왔지만 별로 맘 편하게 공부해 본 기억이 없어요. 유럽대학들 얘기 하시는데 어느사회나 학력에 대한 차별과 시선은 다---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와 복지혜택, 확실한 능력에 따라 학력이 아니어도 인정하는 점이랄까요. 고 3나이에 다섯과목 밖에 안했고 학교는 4시면 땡이었어도 늘 공부스트레스는 있었어요. 물론 이정도로 밥도 못 먹고 다닐 정도는 아니었지만... 방학때 잘 놀긴 했지만.--;;

학력위주의 사회보다 외국 생활 10년 해 본 사람의 눈에 비치는 근본적인 문제는 계약서와 법이 칼 같이 지켜지지 않는점입니다. 사회와 사회 속의 개개인이 서로 속이고 그래서 서로 믿지 못하고 그래서 불안감에 학력위주-눈에 보이는 어떤 확실한 증거-에 기대는, 그런 점도 크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요.
그나저나 확실히 10대라는 애들을 저정도로 후려잡는 건 인권유린인데...아예 국제인권협회에 고소 하는 건?;; (농담아니구요.)
Commented by 레니스 at 2008/04/17 18:19
참고로 우열반 모든 학교에 다 있었구요, 특목고, 사립학교...다 있었죠...하지만 개인의 특기를 인정하고 장려하는 문화다 보니 (수학을 못하는데 영어 잘하면 됐고, 과학을 잘하는데 예체능과목 모조리 젬병...그래도 됐고) 별로 스트레스들은 안 받더군요; 전교 10등정도까지만 뽑으면 나머지는 등수 안매김, 반에서 1등은 또 따로 뽑음. -거의 대학교육이 고등학교 5년과정에 도입된 그런 시스템...안되나 그렇게 하면;;;(차라리)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8 23:24
이안//학력에 의한 차별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나름 공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학력"이 유일한 기준이 된다는 것은 사회를 지옥으로 몰고가는 지름길이지요. 어느 나라나 전문직의 연봉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은 3대가 라면집만 잘 해도 사회적 존경을 받고,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오토바이 인구가 높아 매카니션 등도 인기가 좋다고 하지요. 더욱이 "지잡대"란 말처럼 학력차별이 인격모독까지 이어지는 사회에서 학력에 의한 차별은 불공평을 넘어서 신 신분사회나 다름없습니다.

전두환식 사교육 금지가 아니라, 기준의 다양화를 원합니다. 이해찬은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가는 나라"를 꿈꾸었지만, 사실은 "한 가지만 열심히 잘 하면 (대학 안 가도) 존경받고 먹고 사는 나라"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jeff //중학교 때 저런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날라리"들을 다 잘라버렸으면 좋겠다라는 무시무시한 생각까지도요^^;; 전혀 인간적인것과 거리가 먼 찌질한 은하씨였습니다. ㅠㅡ

하지만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서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끼리 공부했던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중학교 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된 듯 합니다. 평준화의 이념적 취지란 교육이란 단순히 높은 성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들끼리 서로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요. 공부를 잘 한다고 우쭐해 본 경험이 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평준화에서 학습부진아라던가, 오히려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이 방해를 받는다는 것은, 우열반이나 특목고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한 학급 인원 감소(20명 수준) 등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문제인데, 한국은 정부 돈을 쓰기 보다는 학생들을 몰아가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거 같아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8 23:28
레니스//그러고보니 프랑스의 최근 교육개혁이 생각납니다. 최근 프랑스는 초등교육을 기초적 산수, 말하기, 쓰기, 작문, 문법 등을 대폭 중시하고, 사회,과학 등은 아주 기초적 내용만 가르치고, 중고등학교 올라가서 강조하는 방향으로요. 초등학생 때 필요한 건 많은 지식이 아니라 기초적 능력인데 공감갑니다. 우리나라는 필요이상 많은 것들을 어렵게 배우는 거 같아요.

반면 일본의 유도리(여유) 교육은 실패했음을 인정하는데, 일본은 학벌체계 그대로 두고, 과목의 가짓수를 줄여버렸죠. 그러나 상대평가니만큼 부담은 여전한데 학습의욕만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유도리교육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70-년대로 돌아가는 한국의 교육모습이 참 겁이 납니다.

문제는 학력차별이 아니라 비정규직 보호, 복지, 다른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중. 이라는 점은 서로 공감하네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8 23:36
건담, 카바론//네, 출처만 밝히시면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뱀//씁쓸합니다. 다들 교육을 공부만으로 생각하는 걸까요.
까만새우//힘들겠네요. ㅠㅠ 한국 현실에서 그래 네가 원하는 길을 가라! 라고 말하는 게 어렵죠.ㅠㅡ 이런 슬픔을 더 어린 사람들에게 물려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ㅠㅡ
한컷의 낭만//이 나라는 교육 문제때문에 망할 거 같습니다.
Commented at 2008/04/18 23: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4/19 00: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19 01:44
비공개//그 녀석 사실 어릴적 제 글과 비슷하기도 한 거 같아서 뭔가 묘한 느낌이 듭니다. 언젠가는 '전략'이 아니라 '근본적 이유'를 고민해봤으면 좋겠는데. 인간은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

Commented by 하지만... at 2008/04/20 19:53
하지만 어쩌겟습니까? 우리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겟습니까? 이미 사회는 정해진 틀에 박혀 윗말처럼 돌아가는 레일을 타는것이 현실입니다..

좀더 공부해야하고 좀더 열심히 해야하는 대학생활을 요즘 중고등생들은 단지 초중고 학교만 졸업하면 대학가서 논다는 식의 인식으로 바뀐지 꽤됫죠...
우리나라같이 지하자원 같은 나라의 발전에 이익이 될 것이 없는 나라에 뛰어난 인재마저 점점 잃어가는 상태이니 어찌 안타깝지 않겟습니까?
실제 통계로 보통 회사원들의 업무량과 학생들의 공부량은 거의 비등하거나 학생들의 공부량이 좀더 많다고하니 말다햇죠..
어른들은 이러죠... 사회나가면 더힘들다 학창시절이 젤 편하다..
어른들의 횡포죠... 어른들은 젊은놈이 뭐 잠이냐... 젊은놈이 낮잠자는건 자살행위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한다는데 뭐가 이리도 불평불만이 많냐..
너만 고생하느냐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다 고생하고잇는데..
학생이면 학생답게 공부나해라..
친구가 뭐가 중요하냐 친구가 밥먹여주냐?
노는건 대학가서 많이 놀수잇다 지금은 공부만해라..
학생인권이니 뭐니 하는건 공부하기싫은 녀석들의 변명이다..
아빠..(혹은 엄마)는 학창시절 전교 5등 안에 들엇었다..근데 부끄럽게 넌 이게뭐냐?[전국의 학부모들중 전교권에 들지않은 학부모는 손에 꼽힐정도죠... ]
[tv에나온 누군가가 혹은 아는 누군가가.. 공부를 잘한다면 ] 쟤들좀 본받아라.. (그들의 눈에는 그들의 부모가 그학생에게 어떻게 해줫는지 그리고 우리아이가 얼마나 열심히해서 성적이 얼마나올랏는지보다는 결과만을 따지고 학생들에게 혼을내고잇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지않으셧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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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기계입니까? 학생도 엄연한 사람입니다..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하는것은 입시를위한 공부가아닌 대학가서 진정한 공부를 하는것입니다.그들에게도 꿈이잇고 희망이 잇을진대 왜 부모라는 그늘아래 아이들을 가두려는지 이해가가지 않네요.. 누군가가 본다면 이러겟죠...
지랄한다는둥 , 그럼 공부하지 말고 사회나가보라는둥, 하기싫으니까 저런다는둥...

현실은 곱지않군요.... 세상은 만만찬군요...

학생들의 인권에대해서 , 학생들의 하루일과에대해서 , 당신은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앗습니까>?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21 03:35
프레시안에 굉장히 공감가는 기사가 떴습니다....아 링크를 안 가져왔네요.ㅡㅜ
여튼, 어린시절은 유일하게 놀 수 있는 특권인데 그것조차 빼았아버리다니요. (설마 산업자본주의 초기의 가혹한 아동노동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감수성이라면)
Commented by 별빛아래 at 2008/04/22 02:31
전 지금 고 3입니다. 고 3이 되자 제 주위 환경에 대한 많은 회의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루 15시간 학교에서 지내며 2학년때 그나마 있던 체육도 없어지고, 점심시간 많이 해봤자 30분인 축구조차도 담임선생님께서는 금지하여 못하게 하십니다.

어리지만 저는 저 나름데로 시사에 관심이 많고 제 현실에도 관심이 많으며 저 자신을 알고자 항상 노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겨레나 이글루스에서 여러 소식을 접하고 88만원세대와 같은 책들도 읽어봅니다...
헌데 학교에서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교 가는 것이 제 목표의 달성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능사일까요? 세계를 목표로,,, 세계적인 건축가 , 경영가를 꿈꾸는 저로써 지금 철창없는 감옥에 같혀서 ,,, 1,2학년의 출입조차 통제하는 학교에서 ,,, 대학가면 모든 명예와 부가 따라올 것이고 편하게 살수 있다고 말하시는 선생님들 틈에서 .. 이렇게 쭈그리고 앉아 '이게 옳은거야'하며 나를 합리화 시키며 공부하는 것이 .. 옳은 일일까요??

그리고,, 시사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 제 상황이 옳지 않다 느끼고,,,
사회에 비판을 해보고,, 나름 순응하지 않으려 반항도 해보는 행동이
옳지 못한것일까요? 현실도피 일까요???? 이게 오히려 저를 합리화 시키는 일일까요??

어떤게 옳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전 남들 다 하는 공부를 하는 것 보다,,, 도서관에서 혼자 쭈그리고 앉아 책읽고, 시사잡지 읽어보고,
친구들과 축구하고, 건물을 그려보고, 여행하고, 주식을 투자해보고, 홀로 제 미래를 디자인 해보고, 악기를 연주해 보는게 좋은데..... 선생님들 께서 말하시는 편안한 인생보다는 스스로 고통을 찾아나서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고부분투해보며 실패도 해보고 좌절도 해보고 하는 삶을 ... 인생을 살고 싶은데..
대학교가 목표이자 끝이기 보다는 시작점으로 삼고 싶은데....
공부보다 나름 의미있다 생각하는 것들이 많은데...

부모님 말을 듣고 제 스스로가 옳다믿고 이 지역에서는 명문고라고 하는 곳을 들어와 제가 지금 느끼는 것은 절망입니다. 성적이 안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 집니다.
좋은 친구들이 옆에 있다는 것 외에는 전혀 감사할 만한것도 없습니다.
공부때문에 부모님과도 싸움을 자주하게 됩니다.
힘드네요....

제가 어떻게 하면 후에 제가 이렇게 저주스럽게 여기는 한국 교육을 고칠수 있을까요?
어떤 식으로 고쳐야 할까요?
이런 생각 자체가 오만한 건가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4/23 00:55
별빛아래//대학생이 된다면 정말 멋진 대학생이 될 거 같은데 안타깝네요.ㅡㅜ 아니 우리나라가 아닌 유럽에서 태어났더라도. 시사잡 읽고, 자신만의 분명한 꿈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에게 더욱 가혹한 이 나라에요.

저도 고등학교는 동네 명문고를 나와서 그 답답함과 자기환멸을 잘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ㅠㅠ 저는 거기에 반항한다기보다는 '두고봐라' 하면서 이를 갈고 공부하는 쪽이었지만, 정작 어른이 되면 두고 보게 되지 않는 거 같아 씁슬합니다. 별빛아래 님은 그런 의미에서 저보다 대단한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진보언론계를 두고 하는 말 중에 '진보에게 더욱 시급한 것은 생존'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이 표현에 매우 공감합니다. 혼자만의 반항이 본인의 마음만 상하게 하면서도 아무것도 바꿔내지 못하고 오히려 지치게만 한다면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생존이죠.

댓글을 보니 공부하는 거 자체를 싫어하는 거 같지는 않아보여요. 오히려 현실이 지금 하는 공부를 환멸스럽게 말들죠. 하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 자신에게 환멸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거나 그것은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고, 님 말대로 시작을 위한 대학진학을 위한 길이니까요. 억압적 학교체제의 테두리에 따르든 안 따르든, 그건 자기 의지에 달린 거니까, 공부하는 순간은 보다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때로는 비장한 '저항'보다 경쾌하게 '개기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하네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같은 고민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독서모임이나 방과후 잡담이라도 함께 나누는게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적당한 반항(적당한 표현이 이상한데, 적어도 본인이 환멸감드는 반항, 스스로 상처입고 끝나기만 하는 반항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과 현실 사이에서 물타기하면서도

꿈을 꼭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 아 그리고 주말에는 그냥 공부하지 말고 자기가 원하는 거 실컷 하는 게 훨씬 나을 거 같아요. 이건 정말 공부를 위해서라도요. 이건 주말에도 공부만 해 본 사람의 후회랄까요. ㅠㅠ 그 시간동안 공부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축구나 그림이나 책을 읽는 것과 같은 활동이 나중에 다 자신이 되어버리니까요...-_ㅠ 적어도 주말에 자신이 원하는 걸 한다면 그건 더 효과적인 길을 걷는 거니까 결코 주눅들지도 자괴하지도 마세요.
Commented by 아나 at 2008/04/23 21:50
두발자유좀 시켜줘ㅡㅡ
Commented by 공부열심히할테니까 at 2008/04/23 21:50
두발자유좀해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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