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단지 광우병이 무서워서 움직였을까

어쩌면 이명박 정부의 최대 피해자는 10대들이다. 학교자율화정책과 영어몰입교육정책은 그 발표만으로도 이미 그들의 현재 삶을 더욱 옥죄고 있으며, 건강보험 민영화로 인한 의료비 폭등, 대운하로 인한 환경파괴, 미국 쇠고기 협상이 초래하는 국민건강문제 등은 지금 10대들의 미래를 제대로 타격할 것이다. 10대들이라고 이를 모를까. 광우병은 그저 기폭제일 따름이다.

더욱이 10대들은 참정권이 없다. 법률상 결혼도, 아르바이트도 허용되지만은 선거권만큼은 10대들에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정치권은 10대들의 운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책임정치의 구현이라 할 때, 이는 곧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대통령을 뽑지도 못하면서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의 폐해는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하는 10대들. 그들의 분노는 지극히 정당하다.

이미 한국의 10대들은 더 없이 숨막히는 삶을 살고 있다. 입시부담에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얹어주는 이 정부에 10대들이 가장 먼저, 가장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단순히 괴담이나 선동의 결과로 폄하하지 말라. 이는 삶의 절규다.

지금 이들의 절규를 듣지 않는 한 한국의 미래는 없다.

경찰: 9시가 넘었습니다. 밤이 늦었으니 여중생, 여고생들은 속히 집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10대들: 우리 야자 10시까지 합니다.

-5월 2일 청계천 광장에서-


정치에 참여할 수는 없어도, 정부가 벌여놓은 일에 뒷감당을 모조리 해야 하는 부당한 처지의
10대들에게도 참정권을!

by 은하 | 2008/05/05 08:00 | 우리시대 | 트랙백(1) | 핑백(2)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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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4th. 달의 수다 at 2008/05/06 02:45

제목 : 촛불집회를 보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기.
언제부터 시니컬한 허무주의자가 되어있었던걸까? 지금,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집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감동하다가, 이내 고민만 하고 있게 된다. 작금의 시위가 이제 막 시작된 거대한 촛불 축제의 전야제 정도일까 아니면 이게 클라이맥스일까. (생각해보니 이건 지금의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이고, 거대한 촛불 축제의 전야제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에 편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잘만하면 ^^;) 부쉬쉬 식지 않고, 더 진전된 내용을 사람들이......more

Linked at 누구의 것도 아닌 집—푸른 문.. at 2008/05/15 06:44

...   “그 결과 정치권은 10대들의 운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전주에 다녀 왔다. 오 월의 햇살과 영화, 그리고 부끄러움이 상존했던 전주를.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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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거를 위한 fact-check 길잡이   “정치에 참여할 수는 없어도, 정부가 벌여놓은 일에 뒷감당을 모조리 해야 하는 부당한 처지의 10대들에게도 참정권을!”: 권력투쟁의 메커니즘만이 작동하는 것이 정치의 장이라면, 그 안에서 10대가 소외되지 않을 수 있는 장 ... more

Commented by megalo at 2008/05/05 08:18
무브먼트. 비록 학생들이 참여한 운동이 미완으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엔 사회 각계 각층이 함께 움직였으면 합니다. 담론과 행동의 조화를 기대해봅니다.
Commented by 우주괴물 at 2008/05/05 10:07
학교급식에는 가장싼 식재료가 들어가겠죠.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소고기도 충분히 들어간다고 봅니다. 그들에게 있어선 당장 2-3개월 이후 닥치게될 현실인거죠. 전 국민중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게되는 경우가 될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Sesil at 2008/05/05 11:09
맞는 말입니다, 현 10대들은 정말 괴로운 인생을 살고 있죠.

영어몰입식 교육이라니, 제가 고등학생때 들었다면 아주 기겁했을 겁니다.

수능이나 대학 입시 관련으로 옥죄여 있는 10대들은

이제 앞으로 자원고갈, 식량문제, 환경파괴, 각종 병 등등..

수 많은 문제에 휩싸여 살아야할텐데

그게 전부 참정권을 가진 20대 이상이 벌여놓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끔찍한 죄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P.S. 링크 납치해갑니다 ^^
Commented by 오시라요 at 2008/05/05 13:41
선거권이 없는 10대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그 곳 밖에 없을테니...
하지만 그런 10대들이 20대가 되서 투표를 안한다는 걸 보면 그것도 모순입니다.

광장에 나오는건 눈에 쉽게 띄어서 소수라도 잘 보이는것이지만,
선거는 광장에 나온 그 숫자의 수백배가 참여해야 하는 것이라 눈에 보이지 않는걸까요?

그래도 점점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타운 공약등 경제적인 이득을 보고 표가 몰리는 부작용이 있긴하지만,
점점 자기와 자기가 속한 집단, 나아가서는 사회에서 가져야 할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Rheadism at 2008/05/05 14:34
이번 촛불집회가 십대들의 인권개선이나 입시문제, 참정권 확대 문제까지 연결되었으면 좋겠네요. 4.19 때처럼 십대들이 단결해서 사고하나 크게 쳤으면 좋겠다능..;
Commented by Annis at 2008/05/05 15:06
만17세 정도까지는 고려해볼만한 듯
Commented by Minerva at 2008/05/05 16:16
역시 센스가 살아있어야 투쟁도 할만한 법이지...야자 센스 대박인데 ㅋㅋ
참정권이 '전 국민'에게 주어질 그날을 위해!
Commented by Lectom at 2008/05/05 16:34
몇년 일찍 태어난게 요즘만큼 감사하게 (말하면서도 참으로 슬픕니다) 생각되어 본 적도 없는것 같습니다. 다만 저곳에 있었던 고등학생들은 청계천 광장에 나갔던 것이 두고두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겠죠.
Commented by 은하 at 2008/05/05 22:04
megalo //그러게요. 한편으로는 대중운동에만 의존하는 거 같아서 불안도 합니다. 각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섰으면.
우주괴물//집단 식중독 사태도 단골로 일어나거니와, 먹거리 문제의 최대 약자죠.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있지만. 그들에게도 선거권이 있었다면 과연 어땠을까요 정말.
Sesil//반갑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 10대들에게 뭔가 미안하더군요 ㅠㅠ
오시라요//성향이라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그 세대가 처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니 지금의 10대 20대가 되었을때 꼭 우리와 같다고만은 볼 수 없을 듯 합니다. 생각해보니 지금 10대의 부모님은 386 세대군요. 아아 왠지 우리 세대가 이래저래 아무것도 못하고 낀 세대가 될 거란 불안감이-_-;;;
Rheadism//그러게요. 진성고 사태도 그렇고. 확실히 이 나라 10대들의 삶도 갉아먹으며 유지되고 있음
Annis//고등학교때 사회선생님 말씀이 떠오르내요. 소심하게 18세 이렇게 부르니까 정부가 대충 타협해서 19세로 가는 거라고. 화끈하게 15세 주장해버리면 17세에서 타협될 거라 하신 게 기억나요 ㅋㅋㅋ
Minerva//센스는 현장에서 지독하게 경험하는 사람들이 또 잘 갖더라고 ㅋ
Lectom//저들의 미래가 꼭 바뀔 수 있었으면 합니다. ㅠㅜ 우리의 미래와 사실 다르지도 않구요..ㅠㅜ
Commented by 玄月 at 2008/05/06 01:27
이제서야 링크 신고합니다^^;
5월 3일에도 똑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여중·여고생들은 시간이 늦었으니 속히 귀가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경찰의 방송에 학생들은 '우리 야자 10시 넘어서까지 하는데요'라고 응수했지요. 게다가 교과서에서 배운 걸 왜 실천하지 못하게 하는지, 라는 문제에 이르면 정말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아직 그런 점에서 희망을 봅니다:)
Commented by 별밤 at 2008/05/06 11:39
아마 현장에서 가장 얼굴이 빨개졌던 건 다름 아니라 경찰들이었을 거 같네요.

전경 출신 예비군들은 열이면 아홉 정도는 데모대 하면 이를 갈고 경찰의 법집행을 정당화하곤 하지만(그렇다고 전연 틀리다는 건 아닙니다만), 2MB 정부 기간 동안 전,의경 했던 친구들에게 가장 창피한 군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Commented by keropark at 2008/05/06 21:29
십대들의 정치참여가 너무 제한 아니, 금지되어 있지요. 외국만 봐도 고등학생들 시위하고 그러는데... 정권도 중-고등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면 무섭다는거 다 알겁니다. 저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들이 사는 공동체와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5/07 03:07
玄月//반가워요 ㅋㅋ 근데 여중여고생들에게만 방송하는게 심히 얄미워요.
별밤//그러게 말이에요. 그들도 광우병 쇠고기에 노출된 급식을 먹을텐데 ㅡㅜ
keropark//동감. 역시나 교육감들이 이 바람 차단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한다 하네요. 하지만 이미 정치참여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되돌릴 수 없다는 거.
Commented by 이승환 at 2008/05/07 14:17
간만에 오니 계속 글 쓰고 있었네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RSS 발행 좀 하면 안 될까요 -_-?
이글루스 사용자가 아니면 좀 불편한지라...
Commented by 은하 at 2008/05/08 02:27
꺅 반갑습니다>_<
아...그거 원래 해 놨었는데, 이글루스 개편되면서 백지화 된 모양 ㅠㅜ 다시 제대로 할게요. 계속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Commented by ..... at 2008/05/09 00:21
드뎌 rss 되는군요. 무언의 의도가 있어서 접은 줄 알았는데 잊어버리셨을 줄이야;;
Commented by Jinny at 2008/05/09 00:27
블로깅 다시 하고 계셨군요. 저도 rss로 은하님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어서 이제서야 알았어요. 계속 블로깅 하고 계셨다니 반갑네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5/09 21:48
이게 이명박 정권 들어 열받아 ㅠㅠ 다시 쓰면서 rss 상태 변경하는 걸 까먹었어요 ㅠㅠ
Commented by 페르소나 at 2008/05/10 21:06
ㅋㅋ 십대인 저희들을 이렇게 잘 이해하는 어른(?)들이 계시다니...

정말 눈물나도록 고맙습니다....ㅜㅜ

Commented by 은하 at 2008/05/12 17:54
고맙긴요. 미안하죠 ㅠㅠ
Commented by 빅터 at 2008/05/13 13:55
괜시리 숙연해 집니다. 교복입은 동생들에게 미안하고 부모님께 죄송해요.
점점 작아지는 제 자신이 측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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