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6.1] MB, 사실상 시민들과의 준전쟁선포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위에 참가중인 고등학생 한 명이 물대포에 맞아 실명했다. 광화문 인근 병동은 부상자로 만원이다. 시위현장을 중계하던 진중권 씨가 여러 시민들과 함께 연행되었다. 본래는 테러진압전에 투입되어야 하는 경찰특공대가 지금 진압작전에 동원되고 있다. 전국에서 속속들이 진압병력이 모이고 있고, KTX는 정지되었다.  공안정국이 아니라 계엄정국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달간 시민들은 촛불로, 함성으로, 구호로, 때로는 침묵으로, 전경들과 물을 나눠마시는 세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숙한 시위문화를 보여주며 자신들의 뜻을 알려왔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배후론, 괴담론과 같은 국민을 기만하는 언행이었으며, 끝끝내 고시는 통과되었다. 지금 시민들은 테러진압을 위해 특수훈련을 받은 무장경찰들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것, 그것이 이명박의 해법이다. 시발!

그러나 역사를 배운 우리들은 안다. 국민들을 폭력으로 억압하는 정권이 끝내 종식되지 않은 케이스가 없다. 시민은 내 옆 사람이 경찰에 맞아 피흘리는 모습을 보았을 때, 더욱 더 많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인간성을 말살하고야 마는 지독한 폭력의 순간에, 이에 굴하지 않는 가장 숭고한 용기가 나오며, 그 용기는 언제나 그 폭력을 이겨왔다. 4.19처럼, 80년 광주처럼. 87년 6월처럼.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 이렇게 몰락한 정권들을 닮아가고 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언론을 차단할 수 있었던 80년 광주의 시절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이 싸움은 결국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다.

세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이후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IMF의 권고를 전격 수용하여 미국식 신자유주의 모델에 가장 충실하게 가까워졌지만, 결과는 극심한 양극화와 공공영역의 훼손이다. 쇠고기 수입 및 FTA는 그 시스템의 완성을 위한 방점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을 근거로 타이,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등지에 같은 수준의 요구를 강요하고 있다. 즉 이 방점이 찍히는 순간 한국을 교두보로 동아시아 전역에 미국식 신자유주의 질서가 강제될 것이며, 동아시아 주민들의 건강과 인간다운 삶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광장에 나온 우리들은 그 역사적 순간의 최전선에 있다.

오늘의 시위에 참여하면서 시위대에게 시민들이 손을 흔들어주고 때로는 클랙션으로 화답하는 낯선 경험을 했다. 거리의 정치는 그렇게 가두행진하는 시위대 뿐 아니라, 손 흔들어주는 시민들의 응답속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우리들은 어디에서건 저항할 수 있다.
거리에서. 모금으로, 구호활동, 동맹휴학, 불매운동, 신문구독, 아고라 후방전, 항의전화, 항의댓글로...

똑똑히 말하는 것이다 : 고시철회, 협상무효, 폭력진압 절대반대, MB정권 책임져라!

가자!

덧1. 어제 9시경 사직터널을 통과해 온 시위대의 전경들을 향한 구호는 "친구들아 미안하다. 민주경찰 함께해요"였다.
덧2. 모든 게 과거의 민주화 항쟁을 닮더라도, 열사만은 나오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말로 기우가 되기를 바란다.
뎟3. 이럴땐 정말 외박에 제한있는 여성인게 너무 싫다. ㅠㅜ 나는 집회가 평화로울때만 있었고, 격렬해지는 10시반 무렵 슬그머니 나와버렸다.

그렇지만 어제도, 오늘도, 될 때까지 나갑니다. 다들 몸 잃지 않으시길. 어디에 있건 미안해하지 마시고 꼭 힘을 모아주시길.

밤샘 시위 현장 (오마이뉴스)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14934&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1&NEW_GB=

 

물대포 영상 (아고라)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815358

 

미국에서 촛불시위 보도(+해석) :  http://cafe331.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QvTB&fldid=DK35&contentval=0005Nzzzzzzzzzzzzzzzzzzzzzzzzz&nenc=nq_Aj-kBah2Q64SqyY65WQ00&dataid=333&fenc=JAo2o.r1RGc0&docid=QvTB|DK35|333|20080527123918&q=cnn%20%C3%D0%BA%D2&srchid=CCBQvTB|DK35|333|20080527123918 

경찰, 시위대에게 직접 물대포 쐈다 SBS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80601123008146&cp=sbsi&RIGHT_COMM=R1

by 은하 | 2008/06/01 05:37 | 우리시대 | 트랙백(3)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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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낯선 이름의 이글루 at 2008/06/01 12:21

제목 : 점차 사분오열하는 국민들을 위해 본질을 말하다
시위대 아니, 국민을 향해 고함 힘든 시기다. 그 누구 보다도 국민들에게 힘든 시기다. 그 어떤 국민들 보다도 참여하고 앞장서는 국민들에게 힘든 시기다. 선량한 정부는 국민의 뜻이 한데 모아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겸허한 태도로 사태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진실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는 선량한 태도로 국민 앞에 서고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그리고 시위 그 자체에 굶주려온 일부 구시대적 유물의 찌꺼기들은, 시위라면......more

Tracked from Mųźёноliс Ar.. at 2008/06/02 10:36

제목 : 美쇠고기 고시 발표 :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관련 기사 1 : [美쇠고기 고시 발표] 美쇠고기 검역 어떻게 관련 기사 2 : "美쇠고기 고시 철회" 엿새째 한밤 거리시위 / "협상무효" 분노한 시민들 관련 기사 3 : 촛불행렬 지켜본 시민들 '동감' vs '너무하다' 관련 포스트 : No Guts, No Glory. (2008-05-15일자) 관련 포스트로 걸어둔 이번달 15일자에 작성한 글에서 Muzeholic은 정보판단능력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물론 광우병 논란에 대한 개인적 견......more

Tracked from 날아다니는 펜의 공간 at 2008/06/03 13:29

제목 : 2MB의 화려한 주말...2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5월 31일에서 6월 1일로 넘어가는 밤은 유난히 길고 격렬한 밤이었다. 25일 신촌에서부터 시작된 경찰의 강경진압-필자도 이 날 경찰의 포위망에 갇혀 연행될 뻔 하였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의 토끼몰이를 거쳐 기독교의 신이 천지를 창조하고 안식을 취했다는 거룩한 주일에 화룡정점을 찍었다. 신실한 개신교인인 2MB가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을 어기면서까지 너무나 청아한 북악산의 새벽을 더럽힌 이유는 자신이 예배드리기 전에 신에게 봉헌한 성전 서울의......more

Commented by 큐브 at 2008/06/01 06:13
정말 시민을 뭐로 보는 명박이와 아해들;;에게는 넌더리가 나는군요. 사람들 다 무사하기를, 그리고 부디 저 실명한 학생이 시위에 나간 자신을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글 밑의 링크중 하나.. 저게 CNN인가요? 스크린샷 어디에 봐도 CNN이란 이야긴 안보이는 것 같아서..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5:07
실명한 학생이 시위에 나간 자신을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확 꽂히는 말이네요.ㅡㅜ
Commented by 큐브 at 2008/06/01 06:15
CNN에서 이 이야기를 가장 최근에 다룬 것은 검색 결과 5월 25일자인 듯 하고, 상당히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네요..
http://edition.cnn.com/2008/WORLD/asiapcf/05/25/skorea.usbeef.ap/index.html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8/06/01 07:53
응원중입니다. 블로그 글들과 기사들을 볼 때마다 나가서 뭔가 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5:08
답답하시겠어요. ㅜㅡ 하지만 손 흔들어주는 시민들의 역할 역시 중요하니까.+_+!
Commented by Rune at 2008/06/01 09:27
CNN이야기라고 나온것은 iReport인데 이게 국내 오마이뉴스처럼 자유투고형식입니다.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5:06
네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백월 at 2008/06/01 09:54
정말 한번 시위현장 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5:08
가 보면 폭력시위 운운하는 게 얼마나 헛소리인지 정말 잘 알 수 있는데 ㅠㅜ 함께해요 :)
Commented by 玄月 at 2008/06/01 11:02
저도 행진이 시작될 무렵, 단체로 내려왔습니다. 시청에서 명동까지 죽 늘어선 사람들을 보며 그저 뭉클할 따름이었지요.
오늘도 올라가려 합니다. 은하님도 몸 조심하세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5:09
네, 끝까지 지치지 맙시다..^-^
Commented by 나아가는자 at 2008/06/01 13:43
저도 시위에 나가봤지만, 초반보다 점점 격화되네요. 은하님 꼭 몸조심하십시오.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6:06
네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ㅡㅜ
Commented by искра at 2008/06/01 16:37
"절대 다치지 마라" 라는 아버지 분부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내 자신의 폭력에 대한 두려움- 지금껏 몸사리면서 9시 되면 일찌감치 돌아오곤 했는데, 이젠 두려워하지 않으렵니다.
그 누구도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정말 헛된것일까요? 비폭력 무저항의 시민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대 테러 진압부대까지 동원하여 짓밟고 찍어내리는 이 정부를 절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기사 70년대를 살고 계시는 고매하신 각하께서는 전부 북괴 뽀글이의 지령을 받은 빨갱이라 보일테니.
오늘도 갑니다. 다쳐봤자 좋을건 저들밖에 없으니 몸은 지킬겁니다; 은하님도 몸조심 하세요!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7:24
집회는 나가는 게 아니라, 시대가 내 보내는 거라고 하는데 정말이네.
Commented by at 2008/06/01 17:11
물대포 처음 맞아봤는데 진저리가 쳐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칠 듯이 분노했어요. ㅠㅠ.
제가 집에 가려고 나선 지 십여분 뒤에 제대로 진압이 시작된 것 같더라구요.
오마이 보면서
제가 거기 없었던 게 미안해서 한 번 울고
제가 거기 있었더라도 무력하게 당했을 것에 한 번 더 울고
이명박 정권의 이 파렴치함에 한 번 더 울었어요. ....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1 17:23
나는 외박은 안 된다는 바로 가까운 부모님의 명령에도 저항을 못하면서 (사실 시위도 간단 말 없이 그냥 거짓말하고 나갔지요) 어찌 정권타도를 외치는지.

저 역시 과격한 진압이 시작되기 직전에 발을 빠진 듯 한데, 돌아서는 발길이 무거웠어요.
이렇게 만든 이명박 정권에 분노하며 한 번 더 울고.
Commented by 데학생 at 2008/06/01 19:56
저도 어제 결국 밤을 새고 아침 9시에 집에 들어왔는데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_-
운동권과는 전혀 연이 없던, 집회에 처음 나와본 같이 간 친구들도 경찰의 진압을 보며 결국 함께 분노하며 밤을 샜고, 저보다 더 먼저 일어나서 지금 시청에 나와있다더군요.
이래서는 절대 안되겠지만, '열사' 한명 나온다면 겉잡을 수 없는 폭력투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네요;;
그리고 이래저래 잘 피해다니다 보니 '부채의식' 이라는게 확실히 실감되더군요 ㅠ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2 01:52
열사는 시대의 비극. 정말 나와서는 안 될텐데.ㄱ-
Commented by 흐느 at 2008/06/01 23:08
어디 기사보니 전의경들이 연속되는 밤샘시위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하던데...어떤 불행한 돌발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되네...어쩌면 여학생 얼굴 짓밟은 사건도 그와 관련되어 있진 않은가 생각도 들고...명박이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한 밤샘시위는 끊이지 않겠지. 지금까지 연인원 30만명이 넘게 촛불시위에 참여했고 앞으로는 그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올지 모르는데...대한민국 3만 전의경들은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런지...
Commented by 은하 at 2008/06/02 01:52
그것도 참 가슴아픈 일이에요...
Commented by Annis at 2008/06/02 23:38
CNN 보도에서 우리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거 사실인가요? 정말 그랬는지 CNN이 엄지족에 대해 잘 몰랐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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