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9일
방송가의 좋은 놈, 나쁜 놈, 막돼먹은 놈
Mnet 이나 TVn등의 케이블TV 프로그램을 가끔 보고있노라면, 절대권력에 대한 망측한 상상을 하게 된다. 저딴 쓰레기 프로그램 확 폐지해버리지 못하나. 최근에는'전진과 여고생4'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보지는 않았지만 얘기만 들어도 대충 이 프로그램 존재하는 거 자체가 딱히 사회에 별 도움이 되지 않겠구나 싶다.
그러나 상상은 여기까지. 아무리 개막장 쓰레기 프로그램이라 할 지라도, 사회구성원들의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가능한 사회에서 존재한다면, 그 사회는 그래도 건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의 문제에 해당한다.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져 나갈 수 있는가의 문제다. 그러기에 전진과 여고생4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건, 사회적으로 패악을 끼치건, 방통위 나으리가 "샷따 내려!" 하는 것보다는, 전진의 안티팬이 늘어나고 광고가 떨어져나가는 통에 전진 소속사에서 이건 안 되겠다 ㅠㅠ 싶어서 하차시키는 게 더욱 바람직하다. 정말로 나쁜 것은 나쁜 것 그 자체보다 나쁜 걸 남이 정해주는 것 아닌가.
어저께 KBS 이사회의 사장해임안 결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정연주 사장이 부실경영을 했건, 노무현 코드였건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주어진 임기라는 것이 있고, 무엇보다 시민사회 스스로의 자정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권력교체가 아니라, 외압으로 인해 물러난다면, 정연주 개인보다도 이 '시스템' 자체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어디 정연주 뿐일까. YTN 사장교체. EBS 지식채널 김현식 PD (광우병 17년 후 제작한 사람)가 석연찮은 이유로 아동담당으로 밀려난 일 (아고라 관련청원), 방송이 정권에 협조해야 한다는 우악스러운 언론관을 가진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존재까지. KBS 사장 문제는 이 일련의 맥락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핵심은 역시나 정권의 방송장악이다.
좌편향된 KBS를 돌려놓겠다는 최시중의 행동주의가 참말로 시민사회를 근심케 하고 있다. 최시중의 이념 자체가 심하게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있기는 하지만, 정작 좌편향되었어도 그것은 권력이 해야할 일이 아니건만. KBS 사장 임면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청와대 홍보기획실장 박형준의 말 속에는 탕웨이 광고출연 금지시킨 중국방송위원회의 행태가 아른아른 겹쳐보인다. 아아 너네야말로 알고보니 '중공' 아니냐. 이거 원 자유민주주의 하나 하는데도 이렇게 힘이 들어서야.
정말로 나쁜놈놈놈들이다. 엠넷류가 나쁜놈이라면 최시중, 이명박은 완전히 막돼먹은 놈들이다. 어쩌자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렇게 많이 뽑아주었나. 도대체 견제가 안 돼. 견제가. 나쁜놈들은 그냥 안보면 그만이지만, 막돼먹은 놈들은 남들에게 깽판치고 다니니. 이들 앞에서 좋은놈들이 살아남으려면 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막돼먹은 놈들에게 무너져버리는 끔찍한 상상만은 하지 않으려고 애써본다.
# by 은하 | 2008/08/09 15:45 | 우리시대 | 트랙백 | 덧글(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