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0일
요즘의 아침
새벽 5시에 일어나서 EBS 라디오 영어프로그램을 듣는다.
원래 5시 20분에 하는 죠셉 킴의 TEPS를 듣기 위해서였지만, 그 이전에 하는 ENGLISH BOOK CAFE에 더 푹 빠져버렸다.
그리고 8시까지 학교에 가서 텝스 특강을 듣는다. e-uls라는 특강전문업체에서 하는 건데, 가격도 저렴하고 (2달 교재비 포함 13만원) 강사도 매우 괜찮다. 월~목 하루 1시간씩 하는 거라 학습 효율도 좋다. 텝스 급하게 준비할 사람에게는 이거 추천.
그 이후 하루가 시작한다.
절대로 못할 스케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적응되니까, 그리 어렵지도 않다. 오랫동안 무기력한 생활을 하다가 탈출한 자신을 보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이란 습관에 상당히 잘 길들여지는 동물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 개인이란 결국 그 사람 습관의 총체인걸까. 한편으로는 뿌듯한데 한편으로는 허무하기도 하다.
문제는 금요일.
원래 금요일에 있던 수업이 수요일 오후로 이사오면서 텅 비게 되었다. 이 날은 특강도 안 듣는다. 저녁에 있는 과외 하나. 오늘같은 날은 애가 시험 마지막 날이라 과외도 없기는 하지만.
시간이 텅 빈다!!
간만에 살짝 늦잠을 자면서도 적당히 일찍 일어나, 여유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으련만
자신이 없다.
...참고로 그 동안 주로 일어나는 시간은 11시 반-_-;; 그건 야근하고 아빠 돌아올 때의 퇴근시간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이미 3시간 전에 출근하고..;;; 이런 제약도 없는 날이면 오후에 눈을 뜨는 일도 다반사였다.
게다가 일찍 일어난다고 한들 자동으로 컴퓨터를 켜고, 웹툰이 하나하나씩 뜰 때를 기다리며, 웹의 바다를 들락날락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잘 그려진다. 그러니 꼭 집을 떠야해 -_-;;; 나는 이렇게나 의지가 약한 인간이다.
결국 금요일 오전에 하는 언어교육원 텝스 수업을 넣었다.
사실 텝스강좌를 이미 듣고 있고 라디오까지 들으니 굳이 이 수업을 수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금요일 오전에만 하는 강좌를 찾다 보니 이리 되었을 뿐이다. 덕분에 오늘 하루 역시 부지런하게 잘 돌아다녔다.
부지런하게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현대사회의 강박..을 논하기 전에, 바빠야 할 나이대란 있는 법이다. 아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심하게 방종하며 살아서 뭔가 타이트한 생활에 난 무척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공백을 두려워하는 나 자신'이라니 낯설다. 살짝은 경계심이 들기도 한다.
자발적으로 선택했건 아니건간에, 외부적 스케줄에 따라야만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 동안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들을 방기하고 살았기 때문에, 책임감을 키워가는 훈련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렇게 씁쓸한 텝스 강의를 듣는 대신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 한권이라도 여유롭게 읽거나 자전거 타고 동네 한 바퀴라도 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긴(?) 학생생활의 끝무렵, 나는 이렇게 보내고 있다.
# by 은하 | 2008/10/10 18:41 | 생활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