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1일
오바마, 그는 누굴까?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오바마의 열렬한 팬이다. 이유는 오바마가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서 구제해 주었기 때문이다.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였으나 이를 알아주지 않는 영어점수 때문에 졸업이 연기된 불우한 대학생을 하늘이 긍휼히 여기시어 오바마를 미 대선에 내려보내주셨으니, 그의 연설 동영상에 감명받아 자나깨나 하루종일 오바마 동영상만 틀어놓고 살다가, 텝스 점수가 70점이나 상승하고 졸업 조건이 간단히 클리어된 이후로 나의 심장 역시도 오바마의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후로도 지속된 팬질로 말미암아, 급기야 미셸이 출연한 제이 리노 쇼조차 알아듣는 지경에 이른다. 헌데 다른 출연자가 나오면 잘 안 들리는 것으로 보아, 영어는 분명 마음의 소리로 듣는 것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굳히게 되었다. 팬심으로 대동단결! All hail Obama.
그러나 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를 분석할 때에는, 최대한 이러한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오바마에 대한 기사와 책은 차고 넘치지만, 모두가 자신들만의 렌즈로 오바마를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오바마를 통해 자신의 꿈을 보는 거 같다는 인상이다. 특히나 진보진영으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누군가는 오바마의 인간승리 자체에 더없는 감동을 느끼고, 누군가는 오바마를 보며 미국이 이룬 다문화 사회의 성과를 말한다. 누군가는 오바마의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언급하며, 신자유주의의 파국과 이에 대처하는 안일한 우리의 자세를 질타한다. 누군가는 오바마의 진보적 노동정책을 가장 강조하고 있으며 이 참에 FTA도 뒤집히기를 희망한다. 오바마를 보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말하는 이도 있다. 반면에 클린턴 시기 매파들로 가득한 오바마 행정부 인선을 보며 "봐라 오바마도 별 수 없지 않느냐"는 현실주의자들이 있고, 오바마는 "왼쪽 어깨에 악기를 놓고,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항변도 있다. 모두가 각자의 오바마를 말하지만 사실은 각자의 꿈을 말하고 있다.내가 보는 오바마란 백악관 뒤뜰에서 농구를 즐기는 시크한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오바마가 백마타고 오는 초인일리는 없겠지마는, 오바마의 당선은 이러한 흐름에 대한 미국 사회의 변화 의지가 만들어낸 것이기에 오바마를 통해서 사회의 '집단적 희망'을 보는 것은 무리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인들의 오바마에 대한 열광이 처연한 것은, 상반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더더욱 부각된 탓이니, 안쓰러울 따름이다. 정부는 그만큼 금융위기에 대해 개념이 없고, 노동 문제는 의식도 없고, 그린벨트 파헤치면서 녹색성장 한다고 하고 있고. 대통령은 시크하지도 않고. 엉엉 ㅠ_ㅠ.
현실이 정말 처참하니까, 그런만큼 변화를 가져올 누군가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오바마의 상은 더욱 빛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나는 오바마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두려워한다. 나의 열렬한 팬심에 판단력이 압도당하지 않을까. 설령 나에게 객관적인 정보가 들어온다한들, 이미 나는 나의 꿈으로 가득 채색된 렌즈를 끼고 이 정보들을 거를 것이기에, 나를 믿을 수가 없다. 오바마가 정말로 노동정책에 있어서 진보적이냐, 진보적이기를 바라는 내가 있는 것이냐. 하지만 오바마의 실체란 것 또한 있을 수 있을까? 정작 오바마도 그걸 모를지 모르는데. 그에 관해서라면 열광과 환성으로 가득 차 있기에, 새삼 "정보의 객관성"이란 문제를 가장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
어쩌면 동시대인들은 오바마란 인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에 오바마를 만들어낸 격변의 시대, 변화 그 한복판에 직접 서 있다.
근데 이 놈의 변화, 내가 취직하고나서 찾아와도 좋았잖아요. ㅠ.ㅠ
그러나 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를 분석할 때에는, 최대한 이러한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오바마에 대한 기사와 책은 차고 넘치지만, 모두가 자신들만의 렌즈로 오바마를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오바마를 통해 자신의 꿈을 보는 거 같다는 인상이다. 특히나 진보진영으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누군가는 오바마의 인간승리 자체에 더없는 감동을 느끼고, 누군가는 오바마를 보며 미국이 이룬 다문화 사회의 성과를 말한다. 누군가는 오바마의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언급하며, 신자유주의의 파국과 이에 대처하는 안일한 우리의 자세를 질타한다. 누군가는 오바마의 진보적 노동정책을 가장 강조하고 있으며 이 참에 FTA도 뒤집히기를 희망한다. 오바마를 보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말하는 이도 있다. 반면에 클린턴 시기 매파들로 가득한 오바마 행정부 인선을 보며 "봐라 오바마도 별 수 없지 않느냐"는 현실주의자들이 있고, 오바마는 "왼쪽 어깨에 악기를 놓고,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항변도 있다. 모두가 각자의 오바마를 말하지만 사실은 각자의 꿈을 말하고 있다.
현실이 정말 처참하니까, 그런만큼 변화를 가져올 누군가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오바마의 상은 더욱 빛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나는 오바마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두려워한다. 나의 열렬한 팬심에 판단력이 압도당하지 않을까. 설령 나에게 객관적인 정보가 들어온다한들, 이미 나는 나의 꿈으로 가득 채색된 렌즈를 끼고 이 정보들을 거를 것이기에, 나를 믿을 수가 없다. 오바마가 정말로 노동정책에 있어서 진보적이냐, 진보적이기를 바라는 내가 있는 것이냐. 하지만 오바마의 실체란 것 또한 있을 수 있을까? 정작 오바마도 그걸 모를지 모르는데. 그에 관해서라면 열광과 환성으로 가득 차 있기에, 새삼 "정보의 객관성"이란 문제를 가장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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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시대인들은 오바마란 인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에 오바마를 만들어낸 격변의 시대, 변화 그 한복판에 직접 서 있다.
근데 이 놈의 변화, 내가 취직하고나서 찾아와도 좋았잖아요. ㅠ.ㅠ
# by 은하 | 2008/12/11 04:19 | 생각 | 트랙백 | 덧글(28)




